내 직업이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보니 매일 컴퓨터만 붙들고 살아왔다. 밥벌이로는 그만이지만 늘 손으로 몸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해 보고 싶었다.
아파트를 벗어나 주택으로 이사왔고, 그런 꿈을 함 시도해 볼 공간이 생겼다. 내 생각에 아파트는 정말 소비를 위해서 만들어진 공간이다.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 보기에는 제약이 많다. 망치질이라도 할라 치면 옆집, 위집, 아랫집 눈치 봐야지. 어디 페인트라도 칠할라면 열린 공간이 필요한데.. 베란다는 다 확장되 있지... 뭐 움쭉달싹하지 말고 TV 나 보고 인터넷이나 하면 떙이다.
먼저 작업테이블이 필요하다. 필요하면 사는게 아니라 만들어 보자. 일단 부딪쳐 보고 생각해 보자.
그래도 역시 아직 기술이 없으니 일단 쉽게 시작해 볼려고 배관 파이프를 이용한 테이블을 만들어 볼려고 한다.
뭐 그냥 종이에 그리고 시작할 수 도 있겠지만..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먼저 컴퓨터로 그려 봤다.
작업용 테이블 - SketchUp 도면
배관 치수는
손잡이 닷컴 을 기준으로 했고, 나무 판재는
WithDIY 의 스프러스 판재로 선택했다. 스프러스인 이유는 가격도 저렴하고 강도도 높다고 책에 나와 있어서 이다. 사실 난 한 번도 나무를 뭘 만들어 본적이 없어서 얼마나 단단한지, 적당한지 모른다. 걍 부딪쳐 보기로 했다. 잘 안되면 와이프가 바가지좀 긁을것 같다.
아래는 파이프, 판재, 그리고 고무 받침대의 구매처와 가격이다. 고무 받침대는 세탁기 받침대로 사용하는 고무판을 사서 어떻게든 붙여볼려고 구매했다.
파이프 구매
판재 구입
고무 받침대 구매
일요일 밤에 주문했는데 수요일 저녁에 배관파이프가 배달됬다. 애들 재우고 10시에 작업시작.
배관 파이프 배달
배관파이프는 흑색이 은색에 비해서 더 있어보여서 가격이 비싸도 그걸로 주문했는데... 보니 착색제랑 기름이랑 범벅이었다. 열심히 수건으로 닦았는데 .. 조금씩은 계속 나온다. 물에 담가서 씻을수는 없고.. 뭔가 도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뭐가 좋을지 모르겠다. 일단 조립을 시작했다.
파이프를 조립해보니 나사산 길이는 20mm 인데 약 12mm 쯤 들어가면 더이상 잘 안 감긴다. 나사산이 보이면 그닥 보기가 안좋으니 나머지 8mm 을 조일려고 하는데 플라이어랑 몽키스패너로는 안된다. 몇번을 시도 끝에 찾아낸 방법은 파이프를 T 자로 연결해서 파이프로 돌리면 더 손 쉽게 감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mm 완전히 다 감을려면 젖먹던 힘까지 다 써 야한다. 나중에 구조를 변경할 수 도 있으니 너무 꽉 감진 않았다. 하지만 플랜지나 리듀서로 끝나는 부분은 이도 안되니 별수 없다.
고무 받침대 연결
고무 받침대는 아니나 다를까, 연결이 안된다. 나중에 확실히 연결할 방법을 찾기로 하고 임시 방편으로 절연테이프로 감아서 고정했다. 얼마나 갈런지...
프레임 완성
전체 프레임이 완성됬다. 2시간 정도 걸렸다.
다 짜 놓고 보니 너무 크다. 길이는 한 400mm 정도, 폭은 한 200mm 정도 줄여도 충분할 것 같다. 또 완전히 딱 잡혀있질 않고 좀 흔들거린다. 윗판이 어느정도 더 보강할 거는 같은데. 밑에 파이프를 서로 연결해야 할 것 같다. 이거 변경할려면 또 한 오육만원 깨질것 같다. 그땐 그때고 일단 나무 판재가 오면 조립해 보고 생각해 볼련다. 내일쯤은 배달될려나...